지구의 70%가 물로 덮여 있지만 정작 마실 수 있는 물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바닷물은 짜고, 지하수는 한정적이며,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담수화 시설은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햇빛’과 ‘바람’으로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혁신적 기술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하여 그 위기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태양열을 활용한 해수담수화 기술은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해 역삼투압 기반 기존 기술의 경제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수증기가 증발기 표면에 쌓여 태양광 흡수를 방해하고 증발을 억제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POSTECH 화학공학과 전상민 교수, 최지훈 박사 연구팀은 ‘태양열’과 ‘바람’을 활용해 바닷물로 깨끗한 물을 만들 수 있는 ‘회전형 3D 태양열 증발기(rotating 3D Solar Steam Generator, rSSG)’를 개발했다. 이 증발기는 광열소재인 폴리피롤(polypyrrole)을 원통형 멜라민 폼(melamine foam) 위에 직접 중합(in-situ polymerization)하는 방식으로 제작됐으며, 증발기 자체 회전을 통해 주변 공기의 흐름을 유도해, 태양열 외에 추가적으로 자연에너지를 흡수하고 수증기의 축적을 방지하여 증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 결과, 이 시스템은 회전하지 않는 기존 고정형 3D 시스템에 비해 증발 속도가 17% 증가했으며, 담수 생산량이 76% 증가했다. 특히, 회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담수 생산 증가에 필요한 에너지의 21%에 불과했다. 적은 에너지로도 훨씬 더 많은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POSTECH 전상민 교수는 “‘회전형 3D 태양열 증발기’는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바닷물을 담수로 전환함으로써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라며,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을 충족하는 식수를 생산할 뿐 아니라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 제거와 바닷물 속 유용한 미네랄 회수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크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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