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 시스템생명공학부 · 융합대학원 황동수 교수, 환경연구소 최지민 연구교수팀이 복털조개 연구를 통해 강력한 수중 접착력의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수중 접착 원리와 달리 산화 반응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가역적이고 견고한 접착력을 보여주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홍합, 따개비 등 해양 생물은 습한 환경에서도 강력한 접착력을 발휘하며 생존을 위한 중요한 기술로 이를 활용한다. 이러한 접착력의 비밀은 약 40년 전, 홍합의 접착 단백질에서 처음 발견된 ‘상피세포 성장 인자 도메인(Epidermal Growth Factor Domain, 이하 EGF 도메인)’과 관련이 있다. 이후 다양한 해양 생물과 달팽이, 거미 등 곤충에서 EGF 또는 EGF와 유사한 도메인을 가진 단백질의 정확한 수중 접착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POSTECH 연구팀은 그간 연구된 적이 없던 복털조개에서 이 미스터리의 단서를 찾았다. 이 조개는 N-아세틸글루코사민(GlcNAc)이 풍부한 족사*를 갖고 있는데, 연구팀은 이 GlcNAc 기반의 고분자와 EGF 또는 EGF와 유사한 단백질이 결합해 수중에서도 뛰어난 접착력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접착력은 기존 홍합 단백질(mefp-5), 거미 단백질(suckerin)에 비해 접착력이 3배 이상 우수했다.
*족사(Byssus): 다양한 종류의 이미패류가 표면 부착을 위해 분비하는 필라멘트 다발
더 놀라운 점은 연구팀이 발견한 이 접착 메커니즘이 기존의 대표적 수중 접착 원리인 DOPA* 기반 접착제와는 달리 산화 반응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접착력이 가역적이고 견고하며, 이는 건조하거나 습한 환경 등 모든 환경에서 우수한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DOPA(Dihydroxyphenylalanine): 타이로신(tyrosine)에 수산화기가 하나 더 붙은 형태의 아미노산이다. 논문 1저자인 최지민 연구교수는 “GlcNAc는 생체 조직과 바이오 필름에서 흔히 발견되는 성분으로, 바이오 전자 장치, 조직 공학, 방오 코팅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황동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속가능하고 강력한 수중 접착제와 의료용 생체 접착제 개발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및 2022년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