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속엔 그대가 있다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환상 속엔 아직 그대가 있다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중략....그대의 환상 그대는 마음만 대단하다그 마음은 위험하다 자신은 오직꼭 잘 될 거라고 큰소리로 말을 하고 있다하지만 지금 그대가 살고 있는 모습은 무엇일까환상 속엔 그대가 있다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환상 속엔 아직 그대가 있다지금 자신의 내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속에 그대그녀는 정신적으로 불안해 보였고 늘 슬픈 표정이었으며 흥분과 소진 사이를 오락가락했고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이며 믿어지지 않는 미신에 생각의 대부분을 바치는 것 같았다.- 황후 페도르부나에 대한 회고 -   거만하고 냉정해서 프랑스의 인심을 잃었으며 황실을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하는데 이바지했다.   - 마리앙토아네트에 대한 평가 -   혁명의 시기, 이들이 민중을 격앙시킨 사유는 분명하고 또한 유사했다. 자신들이 만든 환상에 젖어 현실에 잔인할 정도로 무감각한 태도, 그리고 약자에 대한 단호한 냉정 때문이었다. 호딘카 들판의 비극 속에서도 페도르부나 궁중의 향연은 지속되었고, 굶주림에 견딜 수 없어 빵을 달라는 파리 시민의 격정적 호소에도 화답은 빵 대신 고기를 먹는 게 어떠한가라는 앙투아네트 특유의 냉정한 재치뿐이었다.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 하지만 이와 같은 냉정한 재치는 프랑스인 들을 분노하게 만들 그녀 특유의 환상과 닿아 있음은 분명하다.)인의 장막에 휩싸여, 자신의 시대를 그 어느 시대만큼이나 정상적인 시대로 인식하며, 견디기 힘들어 아우성하는 군중을 냉정하게 힐난하거나 성가셔하는 그녀들의 태도는 군중의 불만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오직 그들만이 이 분노의 정당한 사유를 이해할 수 없어, 온 우주의 기운에 기댈 따름이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어도 아직 환상 속에만 있었다.불행은 그들이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 수많은 인민대중을 대공포의 소용돌이로 몰아간 것도, 라스푸틴의 환관 정치에 기대어 니콜라이 2세 이상의 폭압 통치를 가한 것도, 그들의 무감각한 결단에서 비롯했다.마음만 대단하고, 꼭 잘될 거라고 큰 소리로 말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말았어야 할 그 위험한 마음, 그 환상은 비극이었다.환상이란 적확한 시대 인식과 엄밀한 세계관보다는 자신이 보기에 정상적이라 믿는 현상태에 대한 지속을 옹위하기 위해, 거리에서 들려오는 아우성과 참혹한 죽음, 그로 말미암은 인간의 비극은 단호히 거절할 불순함으로 간주하며, 미신에 가까운 신념으로 시대를 돌파하려 했던 것, 바로 그 결단의 요체였다.위험천만한 통치는 결국 두 번의 세계사적 전환을 불러일으켰다.그 환상 속에서 보인 그들의 현실에 대한 무감각과 약자에 대한 냉정, 그래도 한번은 믿고 싶어 아우성치며, 우리의 비참한 현실을 들어달라는 최후의 비명에 잔인한 무감각으로 응하는 그들의 태도는 인간의 역사가 남긴 가장 잔혹한 상처 중 하나였다.비극은 지금도 재현되고 있다. 공권력의 부적절한 집행으로 목숨을 잃은 한 젊은이, 그 죽음을 애도하고 진실을 담은 사과 한마디 바라건대, 잔인한 무감각으로 응하는 통치자가 우리 시대에도 있다.적확한 시대 인식보다 자신이 신념 하는 하나의 상태를 고집하기 위해 온 우주의 힘에 기대어 대중의 비명을 외면하는 통치자가 우리 시대에도 있다.위험천만했던 그들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혁명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다. 그 전야까지 경험해야 했던, 인간으로서의 참혹한 비극과 잔인한 무감각이 주었던 인간성에 대한 실망감이 혹여 또 내 삶을 관통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글쓴이|이재호현직 중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 중 철학, 미학, 역사, 교육학 등에 관심이 많으며, 이를 공부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를 즐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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