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기준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현재 총 인구는 약 5100만명이며, 이 중 51%에 해당하는 2600만명이 서울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의 지방 지역 전체 인구 2500만명보다 수도권 지역의 인구가 더 많아지게 된 것이다. 이로써 서울은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델리에 이은 세계 5위의 대도시권이 되었는데 비교한 다른 국가들의 국토면적이나 총 인구 수를 생각해보면 상대적인 측면에서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인구밀집도와 혼잡도를 자랑하는 오명을 쓰게 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고 해서 서울이 아닌 지방 거주민들이 부동산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대구, 부산, 전주, 광주, 대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밀집된 불균형적인 거주 인프라 문제는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이며,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국민들이 합법적으로 재산을 확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으로도 인식되며 오랫동안 정치권의 민감한 화제로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지난 20년~22년에 부동산 가격이 전국 동시적으로 급상승하여 소위 `영끌` 광풍이 불어닥친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불황, 고금리 사태 등이 겹치며 많은 국민들이 낙차에 따른 피해 사례를 입기도 했다.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2023년부터 부동산 시장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며 거래가 급감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큰 폭으로는 하락하지 않아 얼어붙은 매매심리는 회복이 요원한 상황으로 보였다. 아파트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구는 8월 3주차 기준 39주 연속 하락, 광주는 16주 연속 하락, 대전은 31주 연속 하락, 부산은 7월 4주차 기준 26개월 연속 하락 등 제반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수도권 부동산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마찬가지인 8월 3주차 기준 22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상승 폭 또한 5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를 제공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서초구와 강남구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으며 마포구와 용산구 등 강북권 소재 인기 단지는 매도 희망가격 상승에 따른 관망 분위기가 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과 지방의 이런 불균형적인 부동산 시장을 조장한 것이 다름 아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8월 8일에 발표한 이른바 `8·8 부동산 대책`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공포 심리를 자극하여, 서울 및 수도권의 일부 다주택자들의 악성재고 부동산을 매도해주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해당 대책을 살펴보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다주택자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 및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및 유예, 종합부동산세 인하" 등의 정책이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무주택 실수요 서민이 아니라, 다주택을 보유한 부유층이 주택을 매도하기 용이하고, 대기업 건설사를 위해 또 다른 신규 부동산을 취득하기 쉽게 해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상기와 같이 부유층 다주택자가 지난 몇 년간 냉각된 부동산 시장에서 매각하지 못한 악성 재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주체가 바로 20~30대 청년층이라는 점이다.   `8·8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특례보금자리론, 신생아 대출" 등 주택 매입을 위한 정책 대출 자금을 통해 소위 `제2의 영끌`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실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감 추이를 보면 올해 3월 마이너스 1.7조원까지 하락했던 가계대출이 지난 4개월 사이 다시 5조원대로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2일 온라인 매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전 미래에셋 애널리스트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을 20년간 분석해왔는데 집값을 올리려고 하는 정부(정책)은 처음 본다. 부동산 정책을 10가지를 수립해놨더라도 실제 시장의 수요와 반응을 살피면서 조금씩 조심스럽게 추진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번 윤석열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은 9가지나 되는 부동산 정책을 한꺼번에 쏟아내며 무주택자나 실수요자들에게 직간접적인 불안감을 조성함으로써 주택 매입을 서두르게 조장"한다며 해당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 정책의 결과로 빚내서 집사는 사람이 투자자나 투기꾼이 아니라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들이고, 집을 파는 사람은 투자자들과 다주택자들이라며 (정부와 언론의) 공포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광수 대표는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해 정권별로 다르게 반응하는 기성 언론들의 보도행위에 대해서도 지적했는데, 그에 따르면 이번 윤석열 정권의 부동산 상승 국면에 대해 기성 보수언론들이 "환영, 환호"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반면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상승 국면 시에는 반대로 "분노, 실패" 등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도하며 국민들의 눈을 가렸다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당시 김수현 정책실장이 보유했던 경기도 과천의 아파트 한 채의 가격이 10억원 올랐다는 것은 대서특필한 반면, 이번 윤석열 정부의 성태윤 정책실장이 보유한 강남과 용산의 아파트 두 채의 가격이 20억 이상 상승한 것은 아무도 보도하지 않는다면서 언론들의 모순적인 작태를 꼬집어 비판했다. 윤석열표 부동산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윤석열 부동산 정책을 주도하는 정책실장이 된 셈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년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집값 안정`이 스스로의 최대 치적이라고 자랑한 바 있다. 그러나 집값 안정의 궁극적인 의미는 일부 투기꾼이나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자가를 보유할 수 있도록 공급과 가격의 적절한 균형이 이뤄지는 것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은 오랜 시장 경색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사태와 중소 건설사 폐업이 줄을 잇고 있으며, 반면 서울 집값은 지속 상승하며 영끌을 부추긴 셈이 됐으니, 어떤 측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자화자찬은 그 의미가 퇴색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 건설사들 또한 이른바 `순살자이, 통뼈캐슬, 흐르지오` 등으로 불리는 지속적인 부실공사와, 여전히 뚜렷한 대책없이 계류중인 전세사기 피해 등 부동산 관련 문제들이 해결의 기미조차 없이 도처에 산적해 있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이자 배우자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는 2013년 경기도 성남 도촌동 부동산을 차명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347억원의 잔고증명을 위조한 범죄로 실형을 살았으며, 그 위조는 영부인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회사 코바나컨텐츠의 감사가 실행하여 김건희씨 또한 해당 범죄에 가담했을 것이라는 의혹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정책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자기자랑은 실질적인 효과나 잠재적 기대, 과거 문제에 대한 처리,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도덕적, 법률적인 측면에서까지 부합하지 않는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된다.  대구, 경주, 포항 등 지방을 위주로 부동산을 소유한 다주택자라 밝힌 40대 직장인 김동욱씨는 "지방 소재 국민들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고점 냉각으로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여전히 공포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가 전 지역의 공정한 균형발전을 주도해야할 정부가 마치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서울 부동산 처분만을 도와주기 위해 편파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의 불공정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 분산 및 지방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추진한 `행정수도 이전` 정책을, 헌법재판소에서 소위 `관습헌법`이라는 명목으로 가로막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수도권 과밀화 문제부터 지방 소멸과 저출산 사태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심각한 문제가 저 지점에서부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전 국민이 아닌 일부만을 위하거나, 또는 지금 당장의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한 근시안적인 대책이 아닌, 중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보다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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