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자신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재미동포 최재영 목사로부터 고가의 명품백과 화장품, 위스키 등을 수수한 사건이 발생했고, 다음해인 2023년 11월 최재영 목사는 국내 한 언론을 통해 자신이 김건희씨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최재영 목사는 당시 김건희씨가 자신의 앞에서 사적인 통화를 하며 "금융위원 임명하라고, 잠깐만" 등 인사 청탁이 의심되는 발언을 하자 증거 채집을 위해 위와 같은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밝혔다.   해당 영상의 공개 직후 논란과 함께 두 가지 수사가 진행됐다. 김건희씨가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한 가지이고, 반대로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씨를 스토킹하여 주거침입을 했다는 혐의가 반대 측의 혐의이다. 일차적인 답을 해야 할 국민권익위원회는 묵묵부답인 상태로 오래 시간을 끌어오던 중, 결국 2024년 6월에 김건희씨의 금품수수 사건에 대해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했고, 약 2개월 뒤 권익위에서 해당 사건을 지휘했던 담당 국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한 권익위 국장은 `김건희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하여 생전 지인들에게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어 괴롭다", "권익위 수뇌부가 이 사안을 종결하도록 밀어붙였다" 등 수뇌부의 결정에 대한 심정을 토로해왔던 한편, 사건을 종결하지 말고 수사기관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듯 관련 의혹과 논란이 계속 가중되어 가는 상황에서 권익위의 공감하기 어려운 공지들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9일 권익위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6회 국무회의 결과 소위 `김영란법`의 한도를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되었으며 대통령 재가를 거쳐 오는 27일 공포 및 시행될 예정이라 밝혔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에게 직무 수행 등의 목적으로 식사 및 선물을 제공할 때 식사비의 경우 3만원, 선물의 경우 5만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었으나,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개정안을 통해 이제 식사비도 5만원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이틀 뒤인 지난 21일에는 `추석 명절 청탁금지법 바로알기`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권익위 홈페이지에 게시했는데, 그 중 "직무와 관련 없는 공직자에게는 100만 원까지 선물도 가능하다", `공직자인 친족(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에게는 금액 제한 없이 선물 가능`이라는 내용이 연이어 다시 논란에 올랐다.   앞선 `김건희 명품백 수수사건`과 `김영란법 식사비 인상`건을 정당화 해주기 위해 권익위가 이른바 `대통령의 대변인` 노릇을 자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와 더불어, 오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에 힘겨운 살림을 살고 있는 서민들에게 정부가 나서서 무력감과 허무감을 주고 있다는 비판 의견 또한 거센 상황이다. 일산에 거주 중인 시민 우진환(41)씨는 "전 국민의 공정한 권익을 책임져야 할 권익위가,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권익만을 비호해주는 것 같아 이해되지 않는 공지"라며 "합법적이고 당연한 내용이라면 굳이 홍보까지 해가며 장려하는 것은 국민 상식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고위 공직자인 대통령의 직무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것이 아닌지,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는 `직무 관련성`의 잣대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자의 배우자 및 친족에게도 금품수수를 제재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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