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구2리 마을만들기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스토리텔링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이번 하구2리 마을만들기사업의 스토리텔링 개발은 마을이 보유한 역사와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 전설을 비롯한 현재의 인물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책과 카드뉴스로 제작되었다.이야기책은 총 6편의 주제로 구성돼 있으며, 각 주제마다 동화 한 편과 에세이 한 편으로 구분했고, 그림과 사진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동화는 기획자 나름대로 상상력을 동원하여 기존의 짧은 이야기에 극적인 효과를 추가하는 등 더욱 풍성하게 각색하였으며, 에세이의 경우 동화의 대상이 된 소재를 사실적 혹은 필자의 소회를 중심으로 전개하면서 동일한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동화와 에세이를 요약하여 인터넷상에서 더욱 쉽게 볼 수 있도록 카드뉴스를 제작하여 QR코드로 책에 삽입한 것도 독특한 점이다. 이는 향후 들어설 시설이나 안내판, 기념품 등에 활용하여 마을을 찾는 방문객에게 또 다른 즐길 거리로 제공할 수 있는 소스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마을만들기’가 건물(하드웨어, 시설)의 신축만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존의 마을에 잠재된 유무형의 자원들을 다듬어서 이러한 콘텐츠와 활용도가 높은 소스로 제작해 내는 것도 ‘마을만들기’인 셈이다.
자칫 버려지거나, 기억에서 사라져 버릴 수도 있었던 하구2리 마을의 이야기를 현재의 관점과 정서로 새롭게 탄생시켰다는 점은 그 자체로 차별성이며 유일무이한 것이다.
책의 에필로그에서 서배관 이장은 “우리마을의 이야기는 우리마을에만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하구2리의 고유성과 정체성이 이 책에 담겨 있다는 점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백승준 농림축산해양국장은 “경주시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을만들기사업에서 이번 하구2리 스토리텔링개발의 성과는 큰 규모의 건축, 토목공사만이 마을‘만들기’의 전부가 아니며, 적은 예산으로도 마을의 정체성을 찾고, 무형의 자원을 발굴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자긍심 증대를 비롯한 주체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또한 백 국장은 “지방소멸의 시대, 특히 위기에 처한 농촌마을이 보유한 무형의 자원까지도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마을만들기사업을 통해 사람과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여 삶을 영위하고 있는 마을이 지니는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거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이 하드웨어(시설 조성) 일변도로 시행되어온 탓에 준공 이후 시설의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방치되는 등 전국적으로 실패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쳐 농림축산식품부, 관계기관 등이 하드웨어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조성되는 시설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민들의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나 컨설팅, 홍보마케팅 등 소프트웨어사업이 줄곧 강조됐다.
또한 유형의 성과와 결과에만 치중하지 않고, 무형의 자원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은 적은 예산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방법의 하나라는 인식의 변화도 간과할 수 없다.이번 하구2리 스토리텔링개발이 도농교류의 모범적인 매개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