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재용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오너인가, 전문경영인인가? 양자택일이 가능한 질문이 아니다. 어리석은 질문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오너 3세는 오너이면서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이다. 경영기술자로서 전문경영인은 흔히 오너가 아니니까 우리의 통념이 오너를 <전문경영인의 영역>에서 밀어내는 것이다.삼성, SK 같은 대기업도 아니고 3세 시대도 아닌 한미약품그룹에서 최근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다. 관련 기사들을 종합해 보면, 논란을 부추기는 쪽은 오늘의 한미약품을 일궈내고 4년 전 작고한 임성기 회장의 두 아들(임종윤ㆍ종훈)을 제약바이오의 전문경영인이 아니라고 공격하고 싶은 모양이다. 참으로 우스워 보인다. 오너는 전문경영인이 아니라는 우리의 통념을 악용한 어설픈 프레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난 3월 OCI와의 통합반대를 이끌어낸 형제의 경영참여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이를 제지하려는 모략이 개입돼 있다면, 허술한 바리게이트에 불과하다.오너가 전문경영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쉬운 질문을 던져보겠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은 전문경영인이 아니었는가? 한미약품의 임성기 회장은 전문경영인이 아니었는가? 우리나라와 전세계를 통틀어 오너가 아니면서 오너 같은 역할까지 감당해낸 전문경영인으로서 대성취를 이룩한 사람은 포스코의 박태준 회장뿐이다. 빌 게이츠도, 스티브 잡스도 오너이면서 전문경영인이었다. 요새 시끄러운 주목도 받곤 하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마찬가지다. 임종윤, 임종훈 두 형제는 20여년간 한미약품그룹 경영 일선에서 훈풍과 삭풍을 체험했다. 임종윤은 북경한미약품을 성공 반열에 올린 장본인이고,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서 10년 넘게 경영을 이끌었다. 제약바이오의 실무와 이론을 겸비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안목을 갖추고 있다. 어떤 연구자와도 막힘없이 토의할 수 있고 그의 허점도 짚어낸다. 자타가 부인할 수 없는 제약바이오의 전문경영인인 것이다. 그런데 오너의 일원이다. 오너이니까 갑자기 전문경영인의 자질을 빼앗기거나 잃어버려야 한다는 말인가?형제의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용퇴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만약 그분이 최고경영자를 고집하는 경우라면 전문경영인 체제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 남편 타계 후 회장을 승계했던 그분은 2021년 사진으로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을 정도이다. 이렇게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가 경영 현장에서 용퇴한 마당에 일어난 전문경영인 체제 논란은 오너이며 전문경영인인 형제를 경영에서 배제하려는 뒷손이 아직도 준동하고 있다는 증거인 듯하다.   우선,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체제 논란에 대한 언론 플레이는 무엇보다 주주 이익의 보호에 어긋난다. 그러한 불안정 요인이 주식시장에서는 오직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오너인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고용된 경영전문기술자는 흔히 단기적 이익창출에 몰두하면서 미래비전에 대한 도전을 후순위로 밀쳐놓는다. 그 유명했던 미국 GE의 멸망사는 전문경영인 폐해의 가장 극명한 사례 아닌가.국내 제약회사들의 지배구조나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발전경과를 분석해 보더라도 오너인 전문경영인의 과감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융성을 이룩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한미약품이 그러한 제약기업의 표본이다. 오너였던 전문경영인 임성기 회장의 치밀한 준비들과 단호한 결정들이 도약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그분의 R&D경영 뚝심이 오늘날 한미약품을 육성한 원동력이라고 모든 한미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송하지 않는가. 아직은 성장을 추구해야 할 한미약품그룹이 지금 여기서 오너 일가의 전문경영이 아니라 고용자 전문경영인 체제로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주주에도 회사에도 해악을 끼치는 행위이다. 혹시나 음모라고 한다면, 주주와 회사를 위해서 지체없이 징치해야 한다.분쟁 종식을 선언한 한미약품그룹은 지금부터 오너들이 합심하고, 오너이며 전문경영인으로서 주주들의 선택을 받아 한미약품의 정체성을 지켜낸 형제가 중심이 되어 경영하는 것이 순리에도 합당하다. 먼저, 형제에게 합당한 시간과 권한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 다음, 찬찬히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과연 <오너 전문경영인>답게 잘 이끌어 나가는가, 시가 총액 50조 회사로 만들겠다는 공약은 실현돼 가는가, 등등. 현 상황에서 주주와 오너들이 한미약품그룹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는 첫걸음은 <오너 전문경영인>에게 시간과 권한을 제공하는 일이다. 욕망을 접어야 하는 자들이 정녕 스스로 접지는 못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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