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EU(유럽연합)가 ESG 기업공시 및 공급망 실사를 개시하며 본격적인 5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아직까지 AI, 빅데이터, 로봇,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과제도 미처 완료하지 못한 일선 기업들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러나 스마트공장, 스마트공방, 스마트HACCP 등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4차 산업혁명 과제, 즉 디지털전환(DX)을 통해 기업의 빅데이터를 성실히 수집해온 기업들에게 2024년 생성형AI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었다. 기업의 현재 상태를 디지털화된 데이터셋으로 잘 보유하고 있다면 탄소나 원부자재, 에너지 절감 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조정부터 원가분석까지 ESG의 모든 과제를 이행하기에 어려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여타의 기업들이 헤매는 동안 다음 시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발판까지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은 마치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카카오, 배달의 민족, 쿠팡과 같은 거대기업으로의 성장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제 과연 누가 현재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다음 시대의 경제적 패권을 쥐게 될 것인가? 미디어경북에서는 특집기사를 통해 생성형AI와 디지털전환의 경제산업적 현황을 살펴보고, 이미 시작된 ESG와 5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 것인지 로드맵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아이언맨의 생성형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만들기 위해 아직 부족한 한 가지 지난 기사를 통해 생성형AI가 지닌 엄청난 잠재력과 현주소를 살펴봤다. 그리고 생성형AI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된지 몇 달 채 되지 않은 지금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가며 ‘기술의 발전 속도가 인간이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기하급수적인’ 소위 “기술적 특이점”이 눈앞에 도래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생성형AI와 함께 등장한 온디바이스(On-Device)AI와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PDA(Personal Digital Agent) 등의 연관기술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빠른 수준으로 상용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쯤되면 정말 만화나 영화 속에 등장하던 첨담기술 히어로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실제 현실에서 만들어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그렇듯 수준높은 생성형 인공지능 PDA를 만들어내기에는 남은 숙제가 많다. 인공지능의 윤리적인 문제부터 국제적 규약을 수립하는 일, 또한 막대한 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하는 생성형AI의 저전력 이슈와 관련하여 친환경 에너지 문제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비록 영화 속 인공지능 악당의 대명사 ‘울트론’이나 ‘스카이넷’이 탄생할지언정, 또 아이언맨처럼 자그마한 슈트 안에 담지는 못할지언정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거대한 데이터 센터에서라도 굳이 ‘자비스’를 만들어보겠다면? 그래도 뭔가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메타버스(Metaverse)’다.     아이언맨 영화 속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슈츠를 입고 있을 때 외부의 풍경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바라보지 않는다. 생성형AI 비서 ‘자비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이나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화면을 통해 외부의 현황과 각종 진행상황을 파악한다. 인공지능의 머릿속은 현실세계를 영화 매트릭스와 같이 온통 숫자로 치환한 소위 ‘기계어’로 이뤄져 있지만, 인간은 눈과 귀, 코와 입 등 오감(五感)을 통해 외부세계를 인식한다. 그런 인간에게 생성형AI를 다루는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인간과 컴퓨터 간 상호작용)인 ‘자연어(대화)’는 뭔가 아직도 어색하다. 시각적인 정보는 여전히 인간에게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 누구도 그 진정한 의미를 정의하지 못했던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시점이다. 메타버스란 무엇인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지난 3~4년간은 거의 열풍이었다. 최소한 한국의 투자업계는 그러했다. 기업투자와 주식, 지자체 정책까지 ‘메타버스’의 광풍이 불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메타버스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섣부른 도전과 투자를 우려했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실제와 같은 360도 영상을 눈앞에서 시청하며 방구석에서도 세계여행을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VR)인가? 또는 한때 유행했던 일본 게임 포켓몬은 현실세계 속에서도 잡아볼 수 있는 증강현실(AR)인가? 아니면 코로나 시절 재택근무할 때 사용해봤던 화상회의를 캐릭터 디자인을 입혀 나의 진짜 얼굴을 가릴 수 있으면 되는 거울세계(Mirror World)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가상현실 화면 속에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즐길 수 있는 라이프로깅(Life-logging)을 의미하는 것일까? 정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메타버스란 말그대로 ‘초월세계’다. 세계를 초월한 저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는 가보지 않고서야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영문 접두어 ‘Meta-’는 ‘~의 뒤에, ~의 사이에, ~을 넘어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의 다음 세상, 그리고 그 다음 세상과 지금 현재와의 사이에, 현재를 넘어서 있는 세상이 바로 메타버스다. 즉 메타버스란 ‘가상세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의 현재의 삶과 겹쳐져 존재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활동이 가능한 세계다. 즉 메타버스는 지금까지 등장했던 모든 기반기술들인 VR, AR, 거울세계, 라이프로깅을 모두 포함하면서도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해주는 통합과 초월의 의미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나마 현시대에서 가장 메타버스에 근접해가고 있는 두 가지 ICT 기기가 있다. 하나는 애플의 ‘비전 프로’이며, 또 하나는 애플만큼의 기대를 받지는 못했지만 ‘메타’의 ‘퀘스트3’가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기업 ‘메타’는 다름 아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유명한 마크 주커버그의 회사다.   마크 주커버그는 회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SNS로 기반을 다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의 ‘메타’로 회사이름을 변경할만큼 미래 먹거리로서 ‘메타버스’ 기술의 강력한 추종자이고 선구자다. 이러한 마크 주커버그가 정의하는 메타버스의 의미는 무엇일까? 여러 매스컴과 포럼에서 다양한 표현을 해왔지만 종합하자면 “우리는 아직 메타버스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메타버스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그 무언가를 찾고야 말겠다”이다. 실제로 마크 주커버그는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나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있어서도 메타버스만이 할 수 있는 해답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반면 올해 초 등장하여 세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애플의 메타버스 머신 ‘비전프로’가 있다. 사실 여기에는 한 가지 어폐가 있는데, 애플은 자사의 제품 비전프로를 ‘메타버스’라고 칭하지 않는다. 물론 애플은 그 특유의 감성경영 철학 하에 화상통화는 페이스타임으로, 문자는 아이메시지로, 전면 카메라 홀은 다이나믹 아일랜드로 자신만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상화되긴 했으나, 이 메타버스에 대해서만큼은 조금 다른 입장이다. 애플의 CEO 팀 쿡의 의견은 마크 주커버그와 달리 공개적으로 표명된 일은 드물지만, 애플이 자신의 상품 비전프로에 붙인 수식어를 살펴보면 그 내막을 짐작할 수 있다. 바로 “공간 컴퓨팅”이다. 애플에게 있어서 ‘비전 프로’란 기존의 다른 상품들인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과 같이 그저 인터넷에 접속하는 새로운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에서 추론해볼 수 있는 메타버스에 대한 애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겠다. 즉, “메타버스의 진정한 의미와 용도를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니, 우리는 지금의 기술과 과거의 상상력을 통합한 인터넷 사용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메타나 애플이나 각기 다른 비전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현재 시점상의 입장은 결국 같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또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메타의 퀘스트3도, 애플의 비전프로도, 출시 전 불러 일으켰던 기대에 비해 아직까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과거 다른 제품들에 비하자면 여실히 부족한 매출이다. 메타버스 왜 이렇게까지 안 팔리는 것일까?         대국민 사기극이 된 메타버스 화상회의, 방구석 세계여행, VR미술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비대면’ 이슈를 타고 급부상했던 키워드들이다. 이 덕분에 주가가 급부상한 종목이 있었다. 바로 ‘메타버스 관련주’들이다. 적어도 한국은 그랬다. 2021년 당시 메타버스 관련 주식들은 자고 일어나면 50~60%씩 상승했다. 미국은 그 몇 년전에 벌써 그 열기가 식어버려 많은 전문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와 언론들의 부족한 직업윤리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온통 ‘개미 투자자’들을 부채질하는 뉴스들만 넘쳐났다. 그러나 그 다음해부터 거짓말처럼 가라앉은 메타버스 관련주들의 성적을 보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형용사가 부족할 지경이었다. 앞서의 증권가나 언론보다도 투자자들을 더 메타버스의 환상에 빠지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국내 지자체들의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정부기관과 지자체들이 저마다 국민들의 세금 수십억원, 수백억원 예산을 들여 메타버스 컨텐츠를 발표하자 많은 국민들이 이 모습에 신뢰를 얻고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후 공개된 실제 모습은 기대와는 크게 달랐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법한 게임화면 수준의 정보제공 서비스에 수십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은 많은 대중들에게 배신감이나 상실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24억원의 예산이 쓰인 서울시 메타버스의 경우 하루 2023년 기준 하루 방문객 수가 400여명에 불과했다. 서울시보다 더 규모가 작은 다른 지자체들의 경우는 더 처참한 결과도 허다하다.     아직까지 그 의미와 용도가 불분명한 미래 기술에 대해 정부와 언론, 금융기관들이 섣부르게 조성한 논란보다 더 큰 문제점은 아직까지 더욱 많은 시간과 R&D를 통해 성숙해져야 할 메타버스 그 기술 자체에 대한 무관심으로 번질 수 있는 우려다. 이런 모습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었던걸까? 출시 전 세계의 기대를 모았던 회심의 메타버스 머신, 애플의 비전프로의 출시조차 이러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애플에는 과연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애플 비전프로에 대한 협력사와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선 비록 애플의 비전프로가 아직까지 메타버스의 진정한 가치를 구현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영화나 음악감상 등 컨텐츠를 현실감 있게 즐기기 위해서라도 비전프로를 구입하겠다’는 팬들이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희망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컨텐츠 기업들과 OTT 서비스들이 저마다 애플 비전프로에 대한 참여, 즉 전용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명분은 역시나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메타버스에 섣불리 앱을 출시했다가 혹시라도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경우, 그 손해를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는 몇 배의 희생이 발생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앱 속에 있는 버튼 하나의 위치를 변경하는데도 몇 개월의 고민을 거친다. 글로벌 대기업마다 UX 전담부서가 존재하는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될지도 아직 불명확한 메타버스에 함부로 서비스를 출시했다가 그 방향성이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그 손해는 이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듯 진심으로 고객을 생각하는 듯한 기업들의 진정한 속내는 다른 데에 있다. 사실 애플의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의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배달앱 등 중개 플랫폼들의 과도한 수수료와 배달비 때문에 높아만 지는 배달음식 가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과 같이 기업들의 고민도 비슷하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이든 애플의 앱스토어든 서비스를 출시해야 하는 플랫폼의 수수료가 너무나 과도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부담은 항상 존재한다.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은 세부적인 차이가 있긴 하지만 통상 30% 정도다. 앱을 올려놓고 소비자들이 다운로드 받게끔 중개해주는 역할에만 자그만치 3할의 이윤을 떼어가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대형 OTT 서비스들이 차츰 앱 안에서 결제가 가능한 ‘인앱(In APP)결제’보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별도의 결제를 유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도한 수수료를 뺏기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기업들은 구글과 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에게 “상생과 분배를 지향하는 웹3, 그리고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기업 정책을 지향하는 ESG의 가치철학”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일반 소비자들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다. 애플에 충성적이었던 고객들조차 애플의 비전프로는 너무 비싸다고 불만을 표출한다. 비전프로를 사용해봤거나 또는 사용후기를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불편함은 바로 ‘입력’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표방하는 비전프로지만 아직까지 증강현실에서 허공에 손을 대고 눌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 가상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모습을 ‘편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비전프로는 사람의 시선을 인식하여 키보드를 눈짓으로 입력할 수도 있고, 애플의 디지털 비서인 ‘시리(Siri)’를 통해 말로 타자를 치는 기능도 지원하긴 하지만 역시 장문의 글을 입력하기에 용이한 방법은 아니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컨텐츠 서비스들 또한 앞서와 같은 이유로 풍부하지 않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3,499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0만원이다. 약 70만원 가량에 형성된 메타의 퀘스트3에 비해 거대한 혁신을 증명하지도 못했는데 애플의 ‘프리미엄’만으로 약 7배의 가격을 요구하는 것이다. 충분한 가치가 담보된다면 가격이 얼마든지 팬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망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비자들 또한 애플이 메타버스 시장 형성을 위한 공정하고 도전적인 정신을 발휘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철저하게 이윤만을 추구하는 ‘이익추구집단’인 기업에게 왜 갑자기 모두가 입을 모아 “공정과 분배, 그리고 상생”을 요구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러한 비판을 조성하는 ‘웹3.0’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만 조용한 Web3가 가져올 미래 세계경제 패러다임의 대변화 Web1.0은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활성화되었던 1990년대에 등장했다.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이라는 언어는 Web1.0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갓 등장한 ‘인터넷’이라는 광대한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정적이고 중앙화된 구조가 강조되었다. Web2.0은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의 시대를 대변한다. AJAX(Asynchronous JavaScript and XML)와 같은 기법이 Web2.0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터넷 정보들을 이제는 정보의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끊임없이 동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정보에 대한 단순한 소비보다, 이제는 사용자가 유튜브나 SNS에 컨텐츠를 업로드하고 채팅을 하는 것과 같이 정보의 생성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시대에 올 Web3.0은 앞서 보았던 글로벌 거대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시작됐다. Web1.0 시대의 최대 수혜자는 컴퓨터 하드웨어 기업과 인터넷 통신 기업들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지난 5천년 문명사에 없었던 새로운 기술을 향유하기 위해 보급형PC조차 수백만원의 비용을 내가며 구입했고, PC통신 시절 kbyte(킬로바이트)당 2~3원이라는 고가의 요금정책으로 인해 게임이나 음악 파일 하나만 잘못 다운로드 받아도 십수만원의 통신요금을 지불한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까지 기업들을 비판하지 않았다. 얼리어답터(Early Adoptor, 빠른 사용자)로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본다는 혁신의 기쁨이 더 컸기 때문이다. Web2.0 시대의 최대 수혜자는 다름 아닌 플랫폼 기업들이다. 배달의 민족, 쿠팡, 카카오톡, 네이버, 구글, 애플, 아마존 등 현재 글로벌 최대 기업들이 바로 그들이다. 인터넷이라는 광대한 시장을 접한 기업들은 저마다 새로운 서비스로 이전하여 “플랫폼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모델을 형성했다. 직접 생산하지 않으며 가운데서 ‘중개’만 해주면서 수수료를 받으며 돈을 버는 이 새로운 경제체제는, 그 어떤 실물도 없이 숫자만 오가는데도 수십조원의 이윤이 발생하는 주식시장만큼 자본주의의 첨단을 보여줬다. 플랫폼 경제가 탄생할 당시에는 그 편리함에 감탄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며 경쟁기업들이 정리되고 분야별로 시장지배적인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소위 ‘독과점’과 ‘가격인상’이라는 문제가 붉어지게 되었다.     많은 농부들이 힘들게 땀흘려 농사를 짓지만 큰 돈을 벌지 못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비싼 돈을 내고 농축수산물을 구입하지만 많은 양을 구입하지는 못한다. 그 사이에 유통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농부들이 만든 사과 하나를 유통기업이 1천원에 구입하여 시장에 1만원에 판매했을 때, 소비자들은 ‘플랫폼’에서 클릭 한번에 사과 하나를 살 수 있다는 편리함보다, 유통시장을 장악한 플랫폼 대기업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집 주변 음식점들에서 튀긴 치킨 한 마리를 플랫폼 기업이 1만원에 구입하여 2만원에 배달했을 때, 소비자들은 ‘플랫폼’에서 클릭 한번에 배달 주문을 할 수 있다는 편리함보다, 배달시장을 장악한 플랫폼 대기업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 있다. Web3.0의 등장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앞으로 등장할 Web3.0의 대표적인 기술로 메타버스와 NFT(Non-fungible token, 거래이력을 수정할 수 없는 가상의 화폐나 소유증명)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사실 웹3에서 그런 부가적인 기술들은 앞선 웹1.0이나 웹2.0 시절의 HTML이나 AJAX만큼의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웹3 시대의 최대 수혜 예정자는 바로 우리 모두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누구나가 정보 수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웹3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정보는 세상의 모든 사용자들이 창조해내는데 그 가운데에서 오직 거대 플랫폼 기업들만이 수익을 독점하고 경쟁사를 압박하며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누구나 정보의 중심이 될 수 있고 사용의 수혜를 경험할 수 있는 ‘탈중앙화된 사용자 중심’이 바로 웹3의 가장 큰 특징이다. 웹1과 웹2 시대의 ‘중앙 집중적인 서버-클라이언트(Server-Client)’ 방식과 극단적인 대조를 보인다. 그래서일까, 웹1과 웹2의 기술적인 표현들과 달리 웹3는 “공정, 분배, 상생”이라는 지극히 철학적이고 경제학적인 가치를 표방한다. 이에 따라 웹3는 기존 플랫폼 경제에서 횡횡했던 ‘일방적인 정보제공, 독과점적인 행태, 개인정보 남용’ 등의 현상을 강하게 비판한다.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탈취당하고도 고작 몇 백만원의 보상금이나 몇 억원의 과징금 납부에 그쳤던 모습들, 사용자들이 업로드한 영상을 중개해서 보여주면서 영상 중간에 광고를 끌 수 없도록 강제하는 OTT의 모습들, 소리소문 없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각종 약관과 정책들, 모두 웹3가 비판하는 기성 플랫폼 대기업들의 대표적인 횡포들이다. 웹3는 이런 불공정한 플랫폼 경제를 철폐하고, 모두가 자신의 정보의 주인이 되고 공정한 댓가를 받을 수 있는 ‘프로토콜(Protocol) 경제’를 추진 중이다. 기존의 플랫폼이나 중개자가 없이도 어떠한 상품이나 정보가 필요한 당사자가 “메타버스” 속에서 아무리 먼 거리에서라도 직접 대면하여 만나서, 서로가 속일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화폐인 “NFT”로 거래하자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메타버스 사례의 비판에서 Web3의 지향가치가 등장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웹3의 진정한 가치를 구현하는데 메타버스와 NFT가 진정한 해법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별로 중요치 않다. 진정 중요한 것은 이 웹3로 인해 지난 30년간 우리의 삶을 지배해왔던 플랫폼 경제가 앞으로 프로토콜 경제체제로 거대한 변화가 이뤄질 예정이란 것이다. 미국과 일본, 인도, 중국 등 많은 선진국들은 이미 정부 차원의 전담부처까지 구성해나가면서 이러한 세계 경제의 재편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만이 조용하다. 윤석열 정부가 외치던 “과학과 디지털 강국”이라는 기치가 무색할 정도다. 한국의 여야가 오랜 갈등을 빚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학계에 대한 R&D 지원예산이 삭감된 적은 없었다. 아무리 정당간 정치적 입장이 다르더라도 첨단기술에 대한 연구가 바로 국가의 미래라는 지향점만큼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R&D예산이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으로 인위적인 삭감이 이뤄졌다. 더군다나 상기와 같은 Web3.0이나 차후 기사에서 살펴볼 ESG와 같은 이슈들은 향후 몇 년 이내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체계가 변화될 중요한 사인이다. 한국에서만 고요한 Web3.0과 ESG 이슈가, 세계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 개별 기업과 개인들 스스로라도 나서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다음 기사에서 계속>   * 필자 : 안두환(레저넌스 컨설팅 대표), 중소기업과 기술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BM수립, 투자유치, 디지털전환 등의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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