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관계에서 함께하는 공간이 가까울수록 관계는 자연스럽게 더 깊어진다. 공통의 추억이 하나둘 늘어가면서 유대감이 형성되고, 이러한 공간 속에서 관계는 점점 단단해진다. 이는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공학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메타표면 제작 단계에서 양자점(Quantum Dot)을 사용해 둘이 같은 공간에 존재하도록 해 큰 성과를 낸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 전자전기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정민수 · 고병수 · 김재경 씨,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정충환 씨 연구팀은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anoimprint Lithography, 이하 NIL) 공정을 이용해 양자점이 포함된 메타표면을 제작하고, 발광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Nano letters(나노 레터스)’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광학 메타표면을 만드는 공정 중 하나인 NIL은 패턴이 새겨진 스탬프를 사용해 나노미터(nm) 규모의 매우 미세한 패턴을 빠르게 전사하는 공정이다. 이 공정은 전자빔 리소그래피나 다른 공정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메타표면을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물질로 구성된 메타표면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최근 메타표면은 양자점의 편광 및 발광 방향을 제어하기 위해 많이 연구되고 있다. 나노 반도체 입자인 양자점은 발광의 효율이 높고, 특정 파장의 빛을 정확하게 방출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QLED)나 양자 컴퓨팅 등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공정방식으로는 양자점을 메타표면 안에 포함 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메타표면과 양자점을 각각 제작해 결합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왔고, 양자점의 발광을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NIL 공정 재료인 이산화티타늄(TiO2)에 양자점을 섞은 다음 메타표면을 만들었다. 메타표면과 양자점을 각각 제작한 후 결합하는 기존과 달리 공정 과정에 양자점을 넣어 양자점으로 구성된 메타표면을 제작하였다.
연구팀이 제작한 메타표면은 기존보다 양자점에서 방출된 광자가 메타표면이 가지는 공진모드(resonance mode)*에 결합하는 비율을 높였다. 따라서 기존에 비해 양자점에서 방출된 특정 방향의 빛을 더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진 모드(resonance mode) : 빛이 특정 공간에 오랜 시간 갇혀 있을 수 있는데 이 때 가지는 전기장 분포 및 고유 주파수를 의미한다.
실험 결과, 방출된 광자가 메타표면의 공진모드에 많이 결합할수록 메타표면의 발광 효율이 높아졌으며, 연구팀의 메타표면은 양자점이 단순하게 코팅되었을 때보다 발광 효율이 최대 25배까지 향상됐다.
연구를 이끈 POSTECH 노준석 교수는 “발광 제어 메타표면을 사용해 더 선명하고 밝은 디스플레이를 만들고, 정밀하고 민감한 바이오 센싱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발광을 더 효과적으로 제어해 나노 광학 센서나 광전자 소자, 양자점 디스플레이 등 분야의 발전을 이끌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POSCO N.EX.T IMPACT 사업,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