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화가 카르바지오의 그림입니다. 빛의 화가 하면 렘브란트가 떠오르는데요. 카르바지오 또한 빛을 이용해서 `극적인 현장성`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화가입니다.렘브란트의 빛은 주인공을 향해 비추는 스포트라이트와 같으며, 주변은 암흑속에 침전되어 주인공의 찰나를 세심하게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죠. 반면, 카르바지오의 빛은 사건의 시간적 흐름을 서술적으로 비추어 준다고 합니다.그러고 보니 하나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빛의 이용을 통해서 정지한 찰나를 담은 사진이 아니라 마치 이야기를 이어가는 한 편의 연극처럼 느껴지는 것도 색다른 묘미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렘브란트의 그림을 좋아하는데요. 카르바지오의 그림도 비슷하면서도 다른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이 그림은 카드사기꾼 입니다.빛의 흐름을 따라 이야기를 풀어볼까요.귀족풍의 순진한 청년이 카드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두 사람의 행동이 수상하죠. 가운데 있는 사라은 바람잡이가 분명해 보입니다. 순진한 청년이 패를 확인하는 순간 그는 함께 패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동업자에게 알려주고 있죠. 사기꾼은 카드를 바꿔치기 하고 있습니다. 카르바지오는 화가의 세심한 관찰과 섬세한 붓놀림으로 인물의 표정과 조명을 통해 이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다시 카르바지오로 돌아오면.카르바지오는 근세인들이 르네상스를 경험하지만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종교적 성스러움과 인간성에 대한 종교적 기만, 즉 현실을 미화하고 고상한 존재들의 허울을 그리려 했던 시대의 위선을 거부하고, 현실의 밑바닥에서 진실을 길어내려 했던 시대의 이단아이기도 합니다.그의 그림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가장 진보적인 사회적 움직임의 예술적 반영이자, 전위체(아방가르드)이기도 하며 이후 사실주의 예술의 씨앗이기도 하죠.까닭에 이 그림은 가장 카르바지오다운 그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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