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경상북도 서예대전 수상작들이 전시되고 있는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과 로비는 온통 병풍처럼 걸려 있는 서예 작품들로 가득했다. 온몸으로 묵향이 스며들었다. 전시실에서 이번 대회 대상을 받은 소향 정복순(47)씨를 잠시 만났다.
-서예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여고 시절 국어선생님의 권유로 서예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것이 벌써 30여년이 되었네요. 본격 서예의 매력에 빠지면서 다른 공부도 하게 되었지요. 작품 활동에 필요한 한시를 배우기 위해 논어, 중용, 주역 등 한학을 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국문학 공부까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들 공부와 서예와는 떼어 놓을 수가 없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상은“지난 2011년 월간 서예지 대회에서 대상 후보가 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기뻤고 주위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스스로 자신감을 심어준 대회였어요. 당시 월간 서예지는 41년 전통의 권위있는 잡지였지요. 최근에는 시서화를 모두 겸비하고 싶어 각종 공모전에 응모하고 있습니다. 국전이나 경북대전 등 각종 서예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많지만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네요.”-요즘 하루 일과는“몇 군데 강의와 작품 일로 하루가 언제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국문학 공부를 하는 것은 시를 쓰고 싶기 때문입니다. 서예를 흔히 글과 그림만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못입니다. 시 속에 생각을 담기위해 국문학뿐만 아니라 철학도 공부하고 싶어요.”-주부로써 가정 일도 많을 텐데...“서예 공부를 하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지만 남편 등 가족들과 저를 지켜보는 사람의 격려와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어른 공양, 자식 양육 등 모든 것은 결국 마음 수양이며, 결국 제 공부가 되었어요. 모든 것은 한 번에 되지 않더라구요. 평소 대기만성, 낭중지추 같은 말을 좋아하는데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계속 해 나갈 겁니다.” 조은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