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3/4이 산으로 부존자원도 별로 없는 나라. 전체 인구 중 20%의 외국인을 제외하면 700만 명밖에 안되는 약소국. 한국처럼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지정학적으로나, 정치·외교적으로나 매우 불리한 나라. 이는 유럽의 조그만 나라, 바로 스위스이다. 그런 스위스가 오늘날 선진국 중의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스위스 대사를 지낸 장철균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사가 펴낸 ‘스위스에서 배운다-21세기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2013년)은 위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업 외교관으로 35년이란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지금 국제적으로 놓여 있는 대한민국의 허와 실을 매우 객관적이고, 전문가적 시각으로 분석한 후 그에 대한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은 나라’라고 진단한 후 ‘선진화의 길은 아직도 험난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단순히 경제적 지표로 보면 분명 한국은 선진국이다. 2012년 기준으로 수출 세계 7위, 무역규모 세계 8위, 외환보유액 세계 8위, 전자정부지수 세계 1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 행복지수 등 한국의 선진국 순위는 다르다. 선진화의 요건인 역동성, 자부심, 자율성, 창의성, 호혜성, 다양성, 행복감 등에서 선진국 만큼의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먼저 저자는 다민족 복합문화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스위스를 만든 국민들의 힘의 원천이 과연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을 ‘스위스인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즉 저자는 ‘스위스 인의 정신’을 독립성, 중립성, 자율성, 타협성, 실용성, 창의성, 근검성, 준비성 등 여덟가지로 분석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이 여덟가지 스위스인의 정신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전반에 걸쳐 어떻게 발현되어 오늘날의 성공적인 스위스로 건설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선진국 문턱에 있는 대한민국이 지금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스위스인 정신’이라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스위스인 정신’을 살핀 후 우리의 잘못된 교육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관심을 갖고자 한다. 저자는 위 책에서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은 한마디로 압축 성장 과정에서 빚어진, 즉 과잉 교육과 과잉 경쟁의 부작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즉 공교육 실종과 사교육 문제, 조기유학 문제, 대학입시 및 졸업 후 취업 문제 등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 즉 지나친 대학 입시경쟁과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이 맞물려 고비용 저효율의 퇴행적 사회현상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위스 교육의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스위스 교육의 성공은 교육본연의 목적인 인간계발과 인성교육에 중심을 두면서 국가의 성장동력으로써 인적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시대적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교육개혁을 충실히 이행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위스 교육을 염두에 두고 한국교육의 개선점은 무엇인가? 첫째, 초·중학교를 9년간의 의무교육으로 전환하고 의무교육 과정에서 인성교육이 중심이 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 등은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둘째, 지식인들의 교육개혁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한국교육의 전통적 가치와 서양의 근대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한국적 인성교육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교육에 정치논리와 이념적 갈등이 개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육분야에서도 정치적 운동권이 등장하고, 사회주의적 평등을 주장하면서 헌정체제를 비판하는 일부 불순 세력들이 우리의 새싹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넷째, 교육자와 교육기관의 정치개입을 차단해야 한다. 낭비적이고 정치적인 교육감 선거 대신 정부 부처내에 석학 및 교육자, 시민대표들로 구성된 민간교육위원회를 구성해 교육정책 및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다섯째, 교육제도에 건전한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강요된 중·고교 평준화는 인재양성과 인력개발을 지향하는 교육목적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대학을 학문연구의 상아탑으로 복원해야 한다. 대학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문제이다. 일곱째, 필요한 교육개혁은 더 늦기 전에 국민투표를 해서라도 실현시켜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대한민국이 놓은 현실을 다시한번 곰곰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  스위스에 대한 새로운 지식 습득도 유익했다. 특히 끝 부분에서 저자가 한국의 대표브랜드를 ‘한글’로 하자는데 공감한다. 한나라의 언어를 그 나라 대표 브랜드로 하자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는 ‘한글’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이자 한국인의 우수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라 믿기 때문에 좋은 제언이라 여긴다.     (포항지곡초등학교 박연홍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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