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축제위원회(위원장 이정옥)는 전국 최고의 해맞이축제로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호미곶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특화해 일출명소화를 공고히 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희망 사자성어 발표와 신년 창작시 발표를 도입했다. 희망 사자성어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시도되는 것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의 유교문화와 역사를 연구하는 양동문화연구소(소장 신상구)에서 전문가들을 통해 선정했다. 선정된 2014년 희망 사자성어로는 장자 제물론(齊物論)의 조삼모사(朝三暮四) 고사를 인용한 `화균양행(和鈞兩行)`으로 정했는데, 이는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소통으로 조화롭게 상생’하길 바라는 뜻을 담았다. 그리고 올해 새롭게 시도되는 프로그램은 신년시 발표이다. 전국의 유명한 관광지를 보면 대부분 지명설화나 관련 시 또는 문학을 바탕으로 명소가 되고 있으며, 요즘에는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한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호미곶 또한 지리적 역사적 특수성에다 조선시대 남사고의 작품에 언급되고 육당 최남선의 ‘조선십경가’에 힘입어 일출명소로 부각됐다. 이같은 문학의 긍정적 역할을 축제와 결합해 호미곶의 일출명소화를 확고히 하기 위해 매년 새해아침 해맞이축전에서 호미곶 일출을 노래한 시를 발표할 계획으로 올해 첫 시인으로 선정된 김명인의 시가 발표됐다.우리가 어디서 살며 무엇을 하는 누구이든 우리가 인내하며 이룩해낸 기적은삶이 아무리 고단해도 새해를 품에 안는다는 것무궁에서 무궁으로 흘러가는 연년세세를 기려어둠에서 솟구치는 오늘의 태양을 보라 갑오년 정월 초하루지축을 뒤흔드는 저 환한 쇠북소리!우주의 징 하나로 천지가 활짝 열린다이곳은 일찍이 가슴에 해를 품어 신령해진 웅지의 땅 영일(迎日)이 아니냐! 새날의 장엄무량을 숨죽이며 지켜보느니 태초를 감당해온 동해가 푸른 말들을 풀어 갈기 세운 억센 신뢰 실어 보낸다 우리가 어디서 살며 무엇을 하는 누구이든천세(千歲)를 꽃피울 웅비(雄飛)로 가슴이 벅차간절하고 또 경건한 믿음들 서로 나누니천길 수심을 떨쳤기에 더욱 아스라한 오늘의 빛!우리가 여기, 함께 있다는 기적만으로 갈등으로 들끓었던 어제의 사슬 솟아오르는 오늘의 저 해가 끊어내신다 김명인 약력 1946년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서 공부했으며,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출항제」가 당선,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동두천』『물 건너는 사람』『길의 침묵』『파문』『꽃차례』『여행자 나무』등을 상자하였고, ‘소월시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고려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다.